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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미래는 알 수 없기에 불안하다.
    엄마의 생각/생각 2022. 5. 29. 16: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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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 “아이에게서 서운함이 느껴져요.”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. “칭찬 많이 해 주시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세요.” 손위 형제가 있는 아이들은 대개 그렇더라는 말씀도 덧붙이셨지만 이미 언급이 된 이상 나에겐 그러려니 넘기기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이제껏 독차지해오던 엄마 아빠를 동생에게 나누어야 하는 첫째 아이가 안쓰럽고 미안했다. 더구나 감정이 예민한 아이기에 늘 첫째의 마음을 살피려 전전긍긍이었다. 틈을 내어 첫째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했다. 그러나 아무리 애를 써도 첫째의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 것 같아 고민이었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그 사이 둘째 아이에게는 서운함이 스미고 있었나 보다. 누나 마음에 생채기 날까 동동거리는 엄마가 왜 둘째에겐 소홀했을까. 앙 울음을 터뜨리는 얼굴을 왜 귀엽게 여기기만 했을까. 과격한 행동을 할 때 왜 무섭게 혼내기만 했을까. 서운함이 그 작은 몸에 배기까지 우리 아가 많이 아팠겠다. 태어나는 순간부터 경쟁에 돌입해야 하는 게 동생의 숙명이라지만 그게 아이를 외면하는 이유가 되어선 안 되는 거였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아이들을 키우며 이따금 나의 엄마를 생각한다. 내 아이를 낳아 길러보니 완벽한 줄만 알았던 엄마도 그저 부족한 인간이었다. 엄마는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셨다는 걸 알지만, 그래도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다. 엄마는 당신이 가진 것 이상을 나에게 쏟아부으셨다. 그것은 나를 살아있게 했다. 그러나 떨쳐 내고 싶은 것들까지도 지독히 들러붙어 여전히 심연을 파고든다.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어린 시절의 엄마는 자녀의 일생에 잠재된다. 나는 내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남겨질까.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기에 불안하다. 

     

     

     

    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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